배우 신민아가 <요정재형>에서 자신의 수면 습관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기본 10-11시간 정도 자고, 작품에 들어가 7-8시간만 자도 잠이 모자란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인터뷰에서도 피부 관리를 위해 잠을 충분히 자려고 한다고 이야기했죠. 특별한 식단이나 운동법보다 ‘잠을 잘 자는 것’을 자신의 관리 습관으로 꾸준히 이야기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물론 모두가 10시간씩 자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가 궁금했던 건 잠을 충분히 자는 습관이 컨디션을 넘어 실제 체중 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였습니다. 요즘 관심이 높아진 멜라토닌 다이어트도 결국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자료를 비교해보니 수면 부족은 식욕과 음식 섭취에 영향을 줄 수 있었고, 실제로 부족했던 잠을 늘렸을 때 하루 섭취 열량이 줄어든 연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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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부족하면 왜 더 먹게 될까?
수면이 부족하면 배고픔과 포만감에 관여하는 신호가 달라져 식욕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배고픔과 관련된 그렐린과 포만감에 관여하는 렙틴입니다. Wisconsin Sleep Cohort에 참여한 1,024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렙틴은 낮고 그렐린은 높은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연구에서 5시간 수면은 8시간 수면과 비교했을 때 렙틴이 약 15.5% 낮고, 그렐린은 약 14.9% 높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짧은 수면과 식욕 증가, 높은 체질량지수 사이의 연결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숫자보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실제 생활입니다. 전날 제대로 자지 못한 날에는 평소와 똑같은 양을 먹으려고 해도 배가 빨리 고프거나 간식이 더 당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저도 평소에는 잠을 잘 자는 편인데, 7~8시간을 못 채운 날은 확실히 다릅니다. 하루 리듬 자체가 어긋난 느낌과 함께 피곤함이 몰려오고, 이상하게 단 음식이 당기고 간식에 손이 더 갑니다. 여기에 ‘오늘 이렇게 힘들게 버텼으니’라는 보상심리까지 더해지면 저녁에 맥주 한 잔이 유독 생각나고, 그대로 야식으로 이어지는 날도 많습니다. 이런 날이 쌓이면 체중계 숫자가 슬쩍 올라가 있고 다음 날 몸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집니다. 렙틴·그렐린 수치까지 직접 재본 건 아니지만, 앞서 본 연구가 설명하는 그림과 제 경험이 꽤 정확하게 겹칩니다.
다이어트에서는 흔히 “야식을 참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서 저는 그보다 한 단계 앞의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왜 밤마다 먹고 싶어지는가? 평소 잠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냉장고를 열지 않겠다는 결심보다, 오늘 몇 시에 잠들지를 먼저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잠을 늘렸더니 실제 먹는 양도 달라졌다
평소 잠이 부족했던 사람에게 수면 시간을 늘리자 실제 하루 에너지 섭취량이 감소한 연구가 있습니다.
2022년 《JAMA Internal Medicine》에는 평소 하루 6.5시간 미만으로 자던 과체중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한 그룹은 기존 수면 습관을 유지했고, 다른 그룹은 개인별 수면 상담을 받고 잘 수 있는 시간을 늘렸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식단을 제한하거나 새로운 운동 프로그램을 적용하지 않고 평소 생활환경에서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수면을 늘린 그룹은 실제 수면 시간이 평균 약 1.2시간 증가했고,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대조군보다 평균 약 270kcal 적었습니다. 총에너지 소비량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즉 운동으로 더 많이 소비한 것이 아니라, 수면 시간이 늘어난 뒤 먹는 양에서 차이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 차이는 실제 체중 변화로도 이어졌습니다. 수면을 늘린 그룹은 대조군보다 체중이 평균 0.87kg 더 줄었고,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했습니다. 270kcal라는 숫자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공식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더 의미 있는 점은 식단 자체를 건드리지 않고 수면 습관을 바꿨는데도 섭취 행동과 체중 모두에서 변화가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저도 자료를 비교하기 전에는 ‘잠을 잘 자야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을 운동과 식단 뒤에 따라붙는 컨디션 관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수면을 늘렸을 때 먹는 양과 체중까지 함께 달라진 결과를 보면 수면은 생각보다 다이어트의 중심에 가깝습니다. 특히 하루 5~6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하면서 밤마다 식욕이 흔들린다면, 먹는 양을 또 줄이기 전에 잠을 먼저 늘려보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멜라토닌 다이어트와 수면 리듬의 관계

유튜브 @요정재형
멜라토닌 다이어트의 핵심은 멜라토닌 자체가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수면과 생체리듬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과정에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우리 몸이 어두워진 밤을 인식하고 수면·각성 리듬을 맞추는 데 관여하는 호르몬입니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에 따르면 혈중 멜라토닌은 저녁부터 증가해 밤사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늦은 저녁 밝은 인공조명에 노출되면 이러한 자연스러운 과정이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멜라토닌을 단순히 ‘잠이 오게 하는 성분’보다 몸에 이제 밤이 시작됐다고 알려주는 신호라고 이해하는 편이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우리의 밤이 예전보다 훨씬 밝고 길어졌다는 것입니다.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보고, 늦은 시간에도 밝은 조명 아래에서 활동하고, 그 사이 야식까지 먹습니다. 시계는 자정을 넘겼지만 몸에는 낮과 비슷한 자극이 계속되는 셈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멜라토닌 다이어트와 체중 관리가 연결됩니다. 충분한 수면은 식욕과 음식 섭취를 관리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고, 멜라토닌은 그 수면 리듬을 맞추는 과정에 관여합니다. 따라서 무언가를 더 먹는 다이어트보다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낮과 밤의 리듬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편이 훨씬 흥미롭습니다.
멜라토닌을 먹으면 체중도 줄어들까?
멜라토닌 섭취 후 일부 신체 지표가 개선된 연구는 있지만, 현재까지 체중과 BMI를 뚜렷하게 줄인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멜라토닌과 체중의 관계는 꾸준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2024년 성인 1,543명이 포함된 28개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멜라토닌 섭취 후 엉덩이둘레가 평균 약 1.18cm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체중과 BMI, 허리둘레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결과가 멜라토닌 다이어트를 이해하는 데 오히려 중요한 기준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멜라토닌을 먹으면 체중이 바로 줄어든다고 기대하기보다, 멜라토닌이 관여하는 수면과 생체리듬을 안정시키고 그 과정에서 식욕과 늦은 시간의 섭취를 관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에 의미를 두는 편이 현재 근거와 더 잘 맞습니다. 그리고 멜라토닌을 활용한다는 것이 반드시 제품부터 찾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빛은 멜라토닌 리듬을 조절하는 중요한 환경 신호이기 때문에 밤에는 밝은 조명과 화면 노출을 줄이고, 아침에는 자연광을 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낮과 밤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을 유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멜라토닌 제품을 이용하더라도 이 기본적인 생활 리듬을 건너뛸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늦은 밤까지 밝은 화면을 보면서 멜라토닌만 챙기는 것보다 몸이 자연스럽게 잠들 준비를 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드는 것이 멜라토닌 다이어트의 방향과 더 잘 맞습니다. 국내에서도 멜라토닌 함유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제품을 선택할 때는 ‘멜라토닌’이라는 이름만 보기보다 실제 함량과 표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체중 관리 효과를 직접적으로 내세우는 표현은 현재 연구 결과보다 앞서갈 수 있으므로, 멜라토닌은 감량 성분보다는 수면 리듬을 관리하는 관점에서 보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멜라토닌 다이어트, 오늘 밤부터 이렇게 시작하기
수면을 체중 관리에 활용하려면 우선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을 확보하고,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수면의학회와 수면연구학회는 건강한 성인에게 규칙적으로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 시간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신민아가 이야기한 10~11시간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참고할 만한 부분은 ‘몇 시간’이라는 숫자보다 잠을 자기관리에서 중요한 우선순위로 둔다는 점입니다.
| 관리 포인트 | 현실적인 적용법 |
|---|---|
| 수면 시간 | 우선 하루 7시간 이상 확보하기 |
| 취침 시간 | 한 번에 바꾸기보다 20~30분씩 앞당기기 |
| 저녁 빛 | 잠들기 전 밝은 조명과 화면 노출 줄이기 |
| 아침 빛 | 일어난 뒤 자연광을 보며 낮의 신호 만들기 |
| 야식 | 잠들기 직전까지 먹는 습관 줄이기 |
| 생활 리듬 | 주말에도 취침·기상 시간을 크게 흔들지 않기 |
| 멜라토닌 활용 | 제품보다 먼저 자연적인 수면 환경 만들기 |
흔히 ‘밤 10시부터 새벽 2시에는 반드시 자야 한다’는 골든타임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특정 네 시간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보다 충분한 수면 시간과 일정한 수면 리듬을 확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멜라토닌 분비 역시 빛과 개인의 생체시계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는 직접 확인해볼 만합니다. 일주일 동안 먹은 음식만 기록하지 말고 전날 몇 시간을 잤는지와 야식·단 음식이 당긴 날을 같이 적어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잠이 부족한 날 식욕이 커지는 편인지, 늦게까지 깨어 있을 때 먹는 양이 늘어나는지를 훨씬 현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음식 하나를 더 빼고 운동을 하나 더 추가하는 데 익숙해집니다. 그런데 이미 식단을 조절하고 있는데도 저녁마다 배고픔과 싸우고 있다면, 더 엄격한 규칙을 만들기 전에 잠을 30분 더 확보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겠습니다. 저녁 조명을 조금 낮추고,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시간을 앞당기고,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멜라토닌 다이어트는 많이 자는 것만으로 체중이 저절로 줄어드는 방법이 아닙니다. 수면 리듬을 제대로 만들어 불필요한 식욕과 늦은 시간의 섭취를 관리하기 좋은 생활 조건을 만드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신민아의 긴 수면 시간이 흥미로웠던 것도 그래서입니다. 10시간이라는 숫자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식단과 운동만큼 잠도 관리해야 할 생활 습관으로 본다는 것. 다이어트가 계속 의지 싸움으로 끝난다면 오늘은 무엇을 덜 먹을지보다, 오늘 밤 몇 시에 잘 것인지부터 정해봐도 좋겠습니다.
참고 자료 및 출처
- Tasali E. 외, 「Effect of Sleep Extension on Objectively Assessed Energy Intake Among Adults With Overweight in Real-life Settings」, JAMA Internal Medicine, 2022.
- Taheri S. 외, 「Short Sleep Duration Is Associated with Reduced Leptin, Elevated Ghrelin, and Increased Body Mass Index」, PLOS Medicine, 2004.
-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How Sleep Works – Your Sleep/Wake Cycle」.
- Vajdi M. 외, 「Effect of melatonin supplementation on body composition and blood pressure in adults」, Heliyon, 2024.
-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Sleep Research Society, 「Recommended Amount of Sleep for a Healthy Adult」,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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